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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otsee / 아조씨 Ajot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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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00:09:11

ajotsee on Nostr: [비트코인 9천만원 시대를 맞이하여] 원글: ...

[비트코인 9천만원 시대를 맞이하여]
원글: https://m.blog.naver.com/ajotsee/223372972449


이제 이것도 1억까지만 쓰고 안쓸랍니다. 자꾸 똑같은거 쓰니까 처음만큼의 감동이 느껴지지 않아서.

긴 겨울이 끝나고 두배 올라 4천 보았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하지만 사람은 참 간사해서 이제 별 감흥도 없습니다.

암튼 그래도 1억 찍으면 함께 겨울 보냈던 친구들하고 만나 서울서 기념 식사 하기로 했으니 오늘과 1억 도달하면 그 때까지만 하고 비트코인 가격 이야기는 이제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설마 그 날이 올까 싶긴 합니다..영원히 안올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9천만원도 도달했겠다, 집에도 일찍 왔겠다 돈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자신들의 제 각각의 시각과 생각으로 바라봅니다만 저는 비트코인을 '돈' , 좀 더 유식한 단어로는 '화폐' 로 봅니다.

화폐의 역사를 공부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차현진님은 더 잘 아실텐데 왜... 인간은 손에 잡히면 뭐든지 돈으로 써 왔습니다. 일정한 사회 내에서 누군가 교환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돈으로 사용하던게 인간입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돈은 무엇이였을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음식이나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최초의 돈 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마 우리 인류 사회의 최초의 돈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고마운 마음' 또는 '미안한 마음' 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 너한테 빚 졌다는 표현을 쓰죠. 아마 그러한 마음속에 있는 무형의 장부(I owe you) 가 바로 인간이 최초로 사용한 돈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마음속의 무형의 장부를 가지고 주변을 돕기도 하고 주변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며 집단 생활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출렁 출렁 변했던 구성원간 소유의 불균형을 맞추어 나갔을 것입니다. 뭐 쉽게 말해서 좀 먹을게 남은 친구는 있는 친구에게 나누어 주고 시간이 지나서 입장이 반대가 되면 반대로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베풀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겠지만서도..). 이는 인간뿐만이 아니라 집단 생활을 하는 종들에게서 간간히 발견되는 생물학적인 특징 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속의 장부는 한 가지 큰 문제, 바로 확장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보통 평소의 200~300명 정도의 인간과만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 보다 큰 숫자는 생물학 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키면서 200~300정도의 혈연 관계보다 더 큰 사회를 만들어냈고 이러한 사회에서 마음속의 장부는 동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기존의 마음속 I owe you 장부를 버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물건들을 이용해 서로 교환 행위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유식한 말로 이른바 상품 화폐의 등장입니다.

상품화폐의 장점은 너와 내가 특별한 신뢰나 이전 거래 기록이 없더라도 화폐만 가지고 있다면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전 '마음장부' 시대엔 양측이 서로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가 무척 중요했지만 (그래야 신뢰도 하고 계산도 되므로) 이제는 너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이른바 시장의 성립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신뢰없이 서로 원하는 것을 바꾸어가는 행동은 기존의 혈연이나 집단의 신뢰에 유지하던 '마음장부' 시대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참여자들의 수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사회나 국가가 먼저 생겼을까 이런 자연스러운 거래의 시장이 먼저 생겼을까 솔직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지만 저는 이 두 가지 개념이 서로 비슷한 시기에 부족들이 합쳐지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았을까 상상의 나래를 펴 봅니다.

다만 상품화폐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생산량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 그 가치를 잃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흔해지면 가격이 낮아지고, 귀해지면 가격이 높아지는 법입니다. 이런식으로 많은 상품화폐들이 시장에서 거래의 수단으로 쓰이다 퇴장하였고 이런 은퇴 멤버 중엔 조개, 무거운 돌, 유리구슬, 은과 같은 상품화폐들이 있습니다.

상품 화폐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금은 최소한 5000년 전 부터 인간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돈의 역할을 한 금속이었습니다. 그 자체로 영롱한 예쁜 빛을 내고, 상하거나 부식되지 않고, 무르기에 쉽게 끊거나 잘라 쓸 수 있고, 동전의 형태로 가공도 비교적 쉬운 수준 금속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금은 그 생산량을 엄청나게 늘리기가 쉽지 않은 희소 금속이라는 점이 오랫동안 상품화폐의 왕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우수한 저량stock/유량flow의 개념입니다. 언젠간 금도 그 유량이 넘쳐나서 상품화폐의 왕 자리를 누군가에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아마 금으로만 된 소행성을 찾는 형태로? ㅎㅎ) 아직 우주로 제대로 진출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지구껍데기에서만 보내는 인류에게 금의 지위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공고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상품화폐의 왕이었던 금을 쓰던 시대를 황금의 시대, 인류 발전의 시대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명목fiat 화폐의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많은 경제적/사회적 장점을 누렸던 시대라고 하지요.

이 부분은 제가 아직 공부해 보지 못해서 조심스럽습니다만, 기본적인 일단 말만 들어본다면 그 원리가 그럴싸하긴 합니다. 다만 엄청나게 빠르게 회전하고 무서운 속도로 커진 인류의 경제 규모를 과연 금본위제가 감당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 저는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금은 분명 국가가 국민들에게 사기를 칠 수 있는 여지를 명목 화폐보다는 더 적게 주지만 (로마시대부터 이어진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정부의 통수는 인류의 기본 성향인듯... ㅋㅋ) 그 보관에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고, 그 운반에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기에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그 수요를 다 감당하지 못해 오히려 금이 경제의 발전 속도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가 부족하니 확실한 결론은 내지 않겠습니다. 세상엔 공부를 할게 참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 100년 사이에 명목fiat 화폐의 시대가 왔습니다. 정부는 빚을 만들어 사람들이 사용할 돈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생긴 돈을 원하는 곳에 집중적으로 먼저 공급할 수 있었고 이러한 계획적인 사회자원의 투입은 사회 구성원들이 지구상의 자원을 제한된 시간 내에 더 빠르게 인간에게 유용한 형태로 바꾸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과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사회의 부를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인류의 경제는 전례없던 속도로 빠르게 발전하였습니다. 이러한 빚을 이용한 돈은 미래의 국민들에게 무거운 납세의 의무를 남겼지만, 경제가 빠르게 발전해 그들이 우리보다 더 부유해진다면 아무런 문제도 남기지 않을 것이었습니다. 마치 자전거처럼 우리의 경제는 멈추지 못하고 영원히 성장할 '예정' 이었으니까요.

지구의 경제를 아주 단순화 시켜서 생각해보면, 더운날 창고에 아이스크림을 쌓아놓고 파는 두 사장님이 서로 돈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상대방의 아이스크림을 사서 까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두 사장님사이에 돈이 많아지고 서로 돈을 주고 받는 속도가 빨라질 수록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경제적 성과) 더 빨리 먹을 수 있고 사장님들은 더 빨리 뱃살이 늘겠죠 ㅎㅎ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그 돈을 발행하는 주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을 때 까진 행복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 인간은 지난 수천년간 문명을 크게 발전시켰지만 안타깝게도 정신적인 발전은 거의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비록 지금의 우리가 과학적으로 많이 발달하긴 했지만 우리의 정신 상태는 아직도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공자, 예수가 계시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여전히 권력을 가지면 부패하고, 절대 권력을 가지면 절대 부패하는 성향에서 진화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같은 잘못을 하였습니다.

로마시대때 상품 화폐를 불순하게 만들어서 부패한 이익을 취했던 것 처럼, 현대의 정부들은 빚으로 만들어진 돈을 옳지 않은 방식으로 옳지 않은 양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돈들은 불공평한 방식으로 권력에 가까운 순으로 분배되었고 그 분배되는 양은 사회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양 보다 훨씬더 많은 양이었습니다. 이른바 구제금융의 시대에 우리 인간은 막대한 빚을 만들어냈고 우리 후손들이 아닌 우리 지금의 세대가 이 빚에 눌리기 시작했습니다.

영원히 꾸준히 가속되며 달릴 것 만 같았던 자전거는 그 속도가 느려지고 빨라지길 반복하며 발작을 하는게 이른바 '정상' 이 되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는 자전거가 쓰러지기도 합니다. 자전거는 멈추는 순간 서있는게 아니라 그대로 쓰러지는것이거든요. 그리고 모든 고통은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동 실질 소득의 감소라는 형태로 지게 되었습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 하는 탐욕의 시대.
100년뒤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있다면 아마 그들은 우리의 시대를 이렇게 부를 것입니다.

돈이라는 것은 서로의 마음의 빚에서 시작해, 가치를 축적하고 교환하는 매개로 사용되다가, 어느날 부터인가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는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전 세계의 나라들은 예전 로마나 중국에게 바치던 것 처럼 조공을 바치지 않습니다. 다만 많은 나라들은 달러를 사용하고 그 가치 절하를 받아들여 새로운 형태의 바치지 않는 조공을 바치고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실하고 근면하게 자신의 노동력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던 일반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팔아 번 돈의 가치를 빠르게 잃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성실하고 자산의 의미에 대해 잘 몰랐을 뿐인데 보이지 않게 정부에 의해 그들의 시간과 노력이 녹아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사람 또는 한 집단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트코인을 만들었고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인간에게 전해준 것 처럼 그간의 명목화폐의 폭정에서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 새로운 돈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새로운 돈이 앞으로 널리 받아들여져서 과거 금과 같은 상품 화폐처럼 인류 사회에 넓게 쓰일지, 아니면 한때 유행했던 다른 수집품들 처럼 시간에 풍화되어 점차 사라질지 저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것이 자유에 대한 갈망이건, 더 많은 fiat에 대한 갈망이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 다음부터는 상상과 기대의 영역입니다.
각자 나름 잘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오늘 쓸때없이 혓바닥이 길었습니다.
다른게 더 길었음 좋겠는데.








메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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