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Nostr?
Jack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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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6 06:57:04

Jackie on Nostr: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나이로 친구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나이로 친구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코호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내 생각엔 나이를 먹어도 잘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변수들 - 전문 분야(직업), 성격, 가치관, 생활양식 등 - 이 얼마나 비슷한 양태로 움직이는지가 더 큰 설명력을 가질 것 같다.

일례로 내가 전에 어떤 30대 초반 인도 여자에게 “(이제 나이도 먹었으니) 테일러 스위프트 좀 그만 들어라”고 꼰대스러운 농담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와 함께 놀던 40대 흑인 여자 미국인 친구가 테일러 스위프트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것임. 그녀는 아직도 안티히어로 가사랑 똑같은 라이프를 살고 계심. 연령대로 보면 나는 그 40대 여자와 더 가까워야겠지만 사실 우리의 성향은 하나도 비슷하지 않다.

외국인의 사례를 드니까 이런 차이가 더 극명하게 느껴질 뿐 사실 한국인도 비슷함. 국가 정체성이나 나이보다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에 따라서 서로 너무나 다를 수밖에 없지. 평소에 유튜브에서 주로 뭘 보며 사는지도 중요한 변수일 거고. 정치 성향...은 굳이 건드리지 않겠음...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에서는 어떤 이미지일까. 나는 그녀와 1살밖에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비록 바다 건너에 있긴 해도 같은 세대를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테일러의 노래에는 그 연령대의 여자애들이 공감할 법한 정서가 있고 적어도 20대까지는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기 쉬운 편. 미국인도 한국인도 대부분 20대 초반에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 후에 취업을 하니까. 그래서 나는 그냥 그게 그 연령대 여자애들의 평균적인 정서라고 생각을 했는데

트위터를 하면서 그게 아니라는걸 알게 됐고, 다양한 여성 집단 간의 경계를 발견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이 주로 공명하는 소비자층을 좀 더 세밀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저런 노래에 공감할 수 있는 집단은 한정적임. 나는 인종보다는 계급이 더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계급 형성에 인종이 가장 큰 변수라고 믿는 사람들은 인종이 더 큰 기준점이 될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건 데이터가 있어야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고

아무튼 내가 테일러 노래를 들으며 “아 진짜 나랑 다르구나” 하게 된 노래가 안티히어로였다. 그 전에는 그냥 무난무난 적당히 걸칠 수 있는 ”여자애“ 정서였지만 안티히어로를 들으면서 ‘어? 내 친구가 아니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이게 좀 미국적인 방식의 자기PR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테일러는 이제 거물이고 과거의 자신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더 큰 시장을 대상으로 하니까 유재석처럼 모두에게 무난무난 적당히 걸칠 수 있는 무난템이 되려는 노력보다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더 하지 않나 생각해봄.

딱히 아무 근거는 없고 그냥 노래 하나 듣고 쓰는 일기임...

https://youtu.be/b1kbLwvqu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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